Intro
지난 번 포스팅에서 동사 look은 ‘~을 본다’라는 의미보다는 ‘시선을 움직이다’, 즉, ‘시선을 ~로 돌리다’, 혹은 ‘시선을 ~에 두다’란 뜻을 가진다고 배웠죠. 그렇기 때문에 동사 look 뒤에는 보는 대상인 목적어가 오지 않고 시선이 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부사 혹은 전치사구가 뒤따라온다고도 배웠죠. 그런데 제 영어마음 유튜브 채널 구독자 한 분이 아주 재밌는 질문을 하셨어요: 그럼 Look me in the eyes는 뭐죠? 목적어 바로 오는데요.
이 질문이 재밌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영어에서는 동사의 의미와 문장 구조 자체의 의미가 더해져 그 문장이 전혀 색다른 의미를 갖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독특한 문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 질문이 답해줄 수 있으니까요.
일반적인 문장 구조와 관용적 표현의 문장 구조
일반적인 경우에 영어 문장의 형태는 동사가 결정해요.
(1) I give him a present.
(2) I put the key on the table.
(3) I look around.
(1)에서 보듯 동사 give는 주는 사람인 주어 (I), 받는 사람인 목적어 (him), 주는 물건인 또다른 목적어 (a present)가 다 있어야만 give가 가진 뜻을 온전히 나타낼 수 있고, 따라서 이 모든 역할이 있어야 온전한 문장이 만들어져요. (2)에서 보듯 동사put은 그 행동을 하는 주어 (I), 놓는 물건인 목적어 (the key), 놓는 장소(on the table)가 모두 갖춰져야 온전한 문장을 만들고, (3)처럼 동사 look은 시선을 돌리는 주어 (I), 시선이 가는 방향(around)을 나타내는 부사나 전치사구가 모두 갖춰질 때 문장이 되죠.
하지만 영어에서는 가끔 그 동사가 본래 갖는 문장구조에서 벗어나 색다른 문장 구조로 쓰일 때가 있어요. 보통 관용적 표현(idiomatic expression)에 이런 경우가 많죠. (4), (5)처럼요.
(4) (You) Cry me a river.
(5) He talked me into buying the car.
(4)의 동사 cry는 우는 사람인 주어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도대체 me와 a river, 이렇게 목적어 2개는 왜, 어떤 의미로 나왔을까요? (5)의 동사 talk도 말하는 사람인 주어 하나만 오던지, 주어와 함께 주어의 말이 가는 대상이 전치사 to와 함께 오면 문장이 완성되는데 왜 전치사 없이 직접 목적어 me가 오고, 그 뒤에 장소나 방향을 나타내는 전치사구 into buying the car까지 오는 걸까요? 도대체 어떤 의미가 되려고?
동사의 일탈
사실 (4)의 동사 cry는 (1)의 동사 give처럼 소유의 이전을 나타내는 동사들(예: send, get, bring…)이 만드는 문장 구조를 빌려서 (6)처럼 새로운 의미의 문장을 만들게 된거죠.
(6) (You) cry [네가 울어서 줘] me [나에게] a river [(눈물의) 강을].
사실 이 표현은 말 그대로 나에게 눈물이 강을 이룰 만큼 울어달라는 뜻으로 쓰이지는 않고, 보통 징징거리거는 사람들을 비꼬는 표현으로 쓰여요. “또 우네, 실컷 울어봐라, 암만 울어봐라.” 이런 뉘앙스의 표현인거죠.
(7) He talked me into buying the car.
문장 (7)의 talk 역시 동사 put처럼 뭔가를 특정 장소로 움직이는 동사들이 만드는 문장구조를 빌려서 (8)처럼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냈고요.
(8) He talked [그가 말을 해서 움직였어] me [나를] into buying the car [차를 사는 상황 속으로].
(8)은 다시 말해 ‘내가 차를 사도록 그가 꼬셨다’란 의미가 되죠. 아… 영어, 생각보다 너무 흥미롭고 재밌지 않나요?
Loot at me와 Look me in the eyes
그럼 본격적으로 look at me 와 look me in the eyes의 차이를 볼까요? 앞서 얘기했듯look at me는 단순히, ‘시선을 둬, 내가 있는 곳으로’, 즉 ‘나를 보라’는 뜻,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반면 look me in the eyes는 look이 (9)와 (10)의 아주 독특한 문장구조를 "빌린거"에요.
(9) Kiss me on the cheek.
(10) Slap him on the back.
(9)와 (10)의 구조는 '동사+[목적어][목적어의 신체 일부]' 로 볼 수 있고, 이런 형식의 문장은 보통 신체 접촉을 표현할 때 쓰여요. 동사 look의 의미 자체에는 신체접촉의 뜻이 전혀 없지만, 위와 같은 문장 구조를 쓰면서 마치 ‘시선이 내 눈에 직접 닿는다'는 뉘앙스를 주게 되죠. 그래서 look sb in the eyes는 ‘누군가를 뚫어져라 지속적이고, 강렬하고, 감정적이거나, 심각하게 혹은 위협적으로 쳐다보는 상황에 쓰이는 표현이에요. 이렇게 동사의 의미와 문장구조 자체의 의미가 만나면서 전혀 색다른 의미의 문장이 되는 과정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으시면 영어마음 영상( https://youtu.be/j9Xvr5lh4uE )도 함께 보시는 걸 추천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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