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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마음 강의 노트 및 활용자료

wish와 hope, 그리고 가정법 이야기

by 영어마음 2025.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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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같은 듯 정말 다른 단어 쌍 중 하나가 동사 wish hope인데요, 오늘은 그 의미와 뉘앙스 차이를 알아보고, 그에 따라 왜 이 두 동사 뒤에 나오는 보어절의 시제가 다른 지까지, 동사 wish hope A to Z, 같이 알아가 봐요.

 

동사 WISH HOPE의 뉘앙스 차이

동사 wish가 쓰이는 맥락을 먼저 살펴보면, 이 단어는 옛날 이야기에서 특히 많이 보게 되는 걸 알 수 있죠. 요술램프의 지니는 알라딘에게 ‘three wishes’, 그러니까 3가지 소원을 들어줬어요. 그리고 지니의 요술램프처럼 ‘wish fish’, 소원을 들어주는 물고기 이야기도 있죠. ‘Wishing well’은 소원을 들어주는 우물이에요. 여기에 동전을 던지면 동전이 어디에 어떻게 떨어지는가에 따라 소원을 들어준다고 믿었거든요. Wishing well과 비슷하게 ‘wishing fountain’, 소원을 들어주는 분수대도 있어요. 또 우리는 일상에서 생일 촛불을 불면서 또 이렇게 얘기합니다: Make a wish!’ 소원을 빌어봐. 그런데 이 모든 상황에 우리는 wish 대신 hope을 써서 three hopes, hoping well, make a hope 이렇게 말할 수는 없어요. Hope wish와는 결이 다르고 뉘앙스도 다르거든요.

영어권에서 단어 hope를 상징하는 대상으로 많이 얘기되는 건 밤하늘의 별, 무지개, 나비 등이 있어요. 밤하늘이 아무리 어두워도 빛을 발하는 별은 현재 어려운 상황에서도 밝은 미래로 인도하는 약속을 뜻하니까요. 한차례 비가 내린 후 해가 날 때 나타나는 무지개도 힘든 상황이 지나고 끝내 다가올 아름다운 미래를 상징합니다. 나비는 애벌레에서 고치가 되고 그 기다림의 시간을 다 견디고 나면 하늘을 날 수 있는 아름다운 날개를 갖게 되잖아요? 그래서 나비 또한 힘든 시간을 지내고 날아오를 미래를 상징합니다.  Hope을 얘기할 때 일맥상통하는 주제가 보이시나요?

Wish hope의 뉘앙스와 사용되는 맥락을 정리 비교해 보면 이렇습니다. Wish는 보통 내 노력과 상관없는 운을 이용해서 원하는 결과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요. 반면에 hope은 이때까지 지나온 과정과 내가 쏟은 노력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마음이고요. 또한 wish는 마법이나 운처럼 현실적인 노력에 기반하지 않는 힘으로 일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한 통제권이 나한테 없어요. 그러니 wish로 얘기하는 바람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죠. 반면에 hope는 기본적으로 성취 가능한 현실적인 바람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런 의미 차이 때문에 ‘I wish’ 뒤 보어절에는 ‘she came here on time’ 이렇게 과거형으로 쓰인 문장이 의미적으로 어울리고, ‘I hope’ 뒤 보어절에는 ‘she comes here on time’처럼 현재형 문장이 어울립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고요?

 

문장 속 시제의 의미: 현재를 이야기하는데 왜 과거형이야?

아래 문장(1) (2)를 보며 설명 드릴게요. 혹시 가정법에 관한 포스팅 (https://english-mind.tistory.com/entry/%EA%B0%80%EC%A0%95%EB%B2%95 )을 이미 보셨다면 지금 잠시 복습의 시간이 되겠네요.

 

(1) 키가 컸다면 손이 닿았을 거야.

(2) 키가 크면 손이 닿을 거야.

 

비슷해 보이는 두 문장이지만 분명 쓰임이 달라요. 이 두 문장 다 현재 듣는 이의 키가 크지 않아서 손이 닿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같아요. 그렇지만 (1)은 보통 키가 자라는 게 이미 멈춘 성인이 여기서 더 컸으면 좋았겠다는 바람으로 하는 말이잖아요? 현재보다 키가 더 큰 모습은 현실에서는 절대 이뤄질 수 없는 가상이에요. 그렇지만 문장(2)는 보통 어른들이 아이들한테 할 수 있는 말이에요. 시간이 흐르고 잘 먹고 자고 하는 등 일정 과정을 거치면 아이의 키가 자라는 건 현실적으로 성취 가능한 일이니까요. 그리고 이 두 문장 간 의미의 차이를 만드는 건 시제의 차이입니다. (1)은 과거시제가 쓰인 반면, (2)는 현재시제가 사용됐어요. 문장 (1), (2) 모두 현재의 바람을 얘기하고 있는데도 왜 (1)에서는 과거형을 쓸까요?

그림1

 

그건 바로 그림1처럼 과거형이 현실 세계 속에서 현재와 과거 간의 시간차이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같은 현재의 시간이라도 현실과 실현 불가능한 가상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나타내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과거형이 현실과 상상의 거리감을 나타내기 위해 쓰이는 건 비단 한국어뿐 아니라 일본어, 독일어, 불어, 터키어, 히브르 등 많은 언어에서도 보이는 현상이에요. 물론 영어도 그런 언어 중 하나이구요. 영어에서 과거형은 현실 속 과거 사건뿐 아니라 현재의 사건이라도 현실이 아닌 실현 불가능한 가상의 사건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가정법과 가상의 사건

이렇게 현실과 가상의 사건을 시제 차이로 나타내는 건 가정법에서 잘 나타나죠.

 

(3) If he calls me now, I will come out right away. 그가 지금 전화하면 나는 바로 나갈 거야.

(4) If he called me now, I would come out right away. 그가 지금 전화했다면 나는 바로 나갔을 거야.

 

문장 (3), (4) 모두 현재 상황을 가정하는데도 하나는 현재형, 다른 하나는 과거형이 쓰였어요. 이 두 문장의 의미는 어떤 차이가 날까요? 첫번째 문장은 현제상황을 가정하면서 마찬가지로 현재형을 썼으니 현실영역의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그가 실제로 지금 나에게 전화하기로 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말이에요. 그가 전화를 주기로 사전에 이미 약속한 상황처럼요. 그래서 이 문장은 (5)와도 같은 의미에요.

 

(5) When he calls me, I will come out right away.

 

이 문장과 거의 같은 의미에요. 반면에 (4)는 현재상황을 가정하면서도 과거형을 썼어요. 그러니까 이건 현실에서 벌어질 수 없는 가상의 영역을 얘기하는 거에요. 현실적으로 그가 나한테 전화를 할 일이 없거나 할 수 없는 상황인거죠. , 우리 장난삼아 한번쯤 생각해 보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지금 나에게 전화해준다면 바로 뛰어나갈 텐데이렇게요. 이럴 땐 (4)처럼 말합니다.

 

WISHEHOPE이 만드는 문장 형태

다시 wish hope으로 돌아가 볼게요. I wish는 나한테 어떤 일이 마법처럼 일어나길 바랄 때 하는 표현이에요. 그래서 wish 뒤 보어절에 나의 바람을 표현할 땐 현실 상황이 아닌 가상의 상황이 오는 게 어울려요. 현재 일어날 수 없는 가상의 상황을 표현하니 (6)처럼 과거형을 쓰는거죠.

 

(6) I wish she came here on time. 그녀가 제 시간에 왔음 좋았을 텐데.

(7) I hope she comes here on time. 그녀가 제 시간에 오면 좋겠네.

 

(6)은 그녀가 이미 제 시간에 오지 않은 상황에서 아쉬움을 토로할 때 할 수 있는 말이죠. 반면에 hope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바람을 얘기할 때 써요. 현재 상황에 실현 가능한 현실적 바람이니 (7)처럼 현재형으로 표현하고요 아직 정해진 시간은 되지 않았고, 그녀도 이변이 없는 이상 정시에 여기 올 수 있는 상황에 할 수 있는 표현이에요.

그런데 wish의 경우 항상 그 뒤에 주어 동사가 있는 절이 오는 것만은 아니죠.

 

(8) I wish you luck. 행운을 빌어. /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

 

(8)처럼 ‘wish [누구][무엇]’이 와서 누구에게 무엇이 마법처럼 생기길 바란다 정도의 뜻이 돼요. [누구] 자리에는 you, him, her, them처럼 목적격이 옵니다. 한 가지 알아두실 건 [무엇] 자리에 오는 luck이나 a merry Christmas 등에는 비현실적인 상상이라는 의미는 전혀 내포되지 않았다는 거에요. 현실이 아닌 가상이란 의미는 문장 안의 시제에서 오는데 luck이나 merry Christmas처럼 명사에는 시제가 없으니까요.

 

(9) I wish to speak to the manager. 메니저랑 얘기하고 싶네요.

(10) I want to speak to the manager.

 

(9) (10)은 궁극적으로 같은 의미에요. 다만 (9)가 훨씬 공손한 표현이죠. 영어에서 공손한 표현이란 상대방이 내 요구를 들어줘야 할 압박감을 덜 느끼게 하는 표현들을 말해요. Want to는 내가 원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표현해서 상대방이 내 요구에 응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좀 느낄 수 있어요. 그런데 wish를 쓰면 마법처럼 어떤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는 뉘앙스라 듣는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느낌이 좀 덜 하죠. 그래서 공손하게 들립니다.

Hope의 경우 현실적인 얘기를 하기 때문에 시제가 과거형으로 굴절되는 일은 없어요.

 

(11) I hope she becomes happier. 그녀가 더 행복해지길 바라.

(12) I hoped she became happier. 그녀가 더 행복해지길 바랐어.

(13) I hope to become happier. 나는 좀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

 

지금 현재의 바람이면 (11)처럼 내가 바라는 바도 현제시제로 표현합니다. 과거의 바람이면 (12)처럼 내가 바라는 바도 과거시제를 쓰고요. I hope 다음에는 (13)처럼 to부정사가 올 수도 있어요.

 

Outro

오늘 우리 정말 많은 내용을 배웠는데, 다른 거 다 잊어도 이것만은 꼭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Wish는 마법처럼 어떤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라 wish 다음에 현실적인 얘기가 아니라 가상의 바람이 온다는 것, 현재상황을 얘기할 때 현실이 아닌 상상은 과거형으로 나타낸다는 것, 이 두 가지는 꼭 가지고 가세요. 그리고 hope는 굉장히 현실적인 기대를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에 그 뒤에는 가상이 아닌 현실적이 이야기가 와서 시제의 굴절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 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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